홈랩 구축기 1탄 - iCloud·OneDrive·VPS 대신 잉여 장비로 서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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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홈랩을 구축하게 됐나
개발 일을 하면서 늘 아쉬웠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인프라 구축 경험이었다. 코드를 작성하고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그 서비스가 실제로 돌아가는 환경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클라우드 업체의 콘솔에서 몇 번 딸깍하면 서버가 뚝딱 만들어지는 시대지만, 그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몸으로 익히고 싶었다. 지금도 집에서 코드는 계속 작성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이 갈증이 더 커졌다.
거기에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 고정지출 절감: 매달 빠져나가는 클라우드·VPS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 잉여 장비 활용: 집에 놀고 있는 NAS와 Mac mini가 있는데, 이걸 그냥 두는 게 아까웠다.
- 빠른 적용: 개발한 서비스를 라이브로 올릴 때, 매번 외부 인프라를 새로 세팅하지 않고 바로 검증해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서 "그냥 홈랩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NAS와 Mac mini, 역할부터 나눴다
집에 있는 잉여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구성을 잡았다.
- NAS: 부족한 스토리지와 백업 역할을 전담. 파일 저장, 사진 보관 등 상용 클라우드가 해주던 일을 가져온다.
- Mac mini: 실제 라이브 서비스를 올리는 역할. 개발이 끝난 서비스를 여기서 상시 구동시킨다.
Mac mini를 라이브 서버로 둔 이유는 단순하다. 개발한 내용을 빠르게 반영해서 바로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라이브 서비스를 계속 올리다 보면 Mac mini의 저장공간이 금방 부족해질 수 있어서, 필요한 데이터와 필요 없는 데이터를 빠르게 교환하고 라이브 서비스의 백업까지 NAS가 전담하도록 역할을 나눴다. Mac mini는 "지금 당장 돌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NAS는 "쌓이고 지켜야 하는 것"을 맡는 구조다.
거창한 서버실을 새로 차린 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던 두 장비의 역할을 명확히 나눠서 "각자 잘하는 일"을 맡긴 셈이다.
iCloud·OneDrive·iwinv VPS, 이렇게 대체한다
홈랩을 구축하면서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게 매달 나가는 구독료였다.
- iCloud / OneDrive → 파일 스토리지와 사진 보관 기능을 NAS로 이전
- iwinv(클라우드 VPS) → Mac mini + NAS 조합으로 대체
- 추후 리소스가 부족해지면 미니 PC를 추가 투입해서 확장
사실 기존에 쓰던 iwinv VPS도 처음부터 넉넉한 스펙은 아니었다. DB 서버와 웹 라이브 서비스를 분리해서, 각각 RAM 2G / HDD 50G 수준의 저사양으로 운영해왔다. 즉 애초에 "최소한으로 돌아가는" 구성이었는데도 매달 고정비가 나갔다는 뜻이다.
문제는 개인 사이트를 비롯해 라이브 서비스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시작됐다. 이 저사양 구성으로는 점점 감당이 안 되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스펙을 올리려니 그때마다 비용이 따라 붙는 구조가 부담스러워졌다. 사양은 부족한데 비용은 커지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잉여 장비로 직접 서버를 구축해보자는 결심이 섰다.
상용 클라우드나 VPS는 처음 시작할 때는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스토리지든 컴퓨팅이든 리소스를 하나씩 늘릴 때마다 기본요금에 추가 과금이 계속 붙는 구조다. 초기에는 티가 안 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게 쌓여서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 될 게 뻔했다. 지금 저사양으로도 이 정도 비용이 나가는데, 서비스가 늘어나 스펙을 올리기 시작하면 비용이 어떻게 불어날지는 안 봐도 뻔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장비로 같은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면, 굳이 매달 돈을 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NAS 쪽은 단순히 비용 문제만은 아니었다. 집에는 어릴 때 촬영된 비디오테이프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초등학교 시절 음악연주회에 나갔던 촬영영상도 있다. 이런 건 한번 유실되면 다시 구할 수 없는 자료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서 NAS에 보관해두고 있다. 여기에 부모님, 동생, 나까지 가족 모두의 휴대폰 사진도 OneDrive나 iCloud보다는 Synology NAS 쪽에 모아두는 걸 우선했다. 상용 클라우드는 용량이 늘어날수록 요금이 따라 붙지만, NAS는 디스크만 추가하면 되니 장기적인 용량 확장성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네트워크 구성: MikroTik 스위치·방화벽과 VLAN
서버만 있다고 홈랩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이 모든 걸 받쳐줄 네트워크도 새로 손을 봤다. 사실 패치패널을 직접 손으로 배선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랙을 설치해보는 것 자체가 오래된 로망이었다. 그래서 9U, 10인치 규격의 미니랙과 패치패널도 이번에 함께 들였다.

- 2.5G 스위치 (MikroTik CRS310-8G+2S+IN): 8포트 2.5G를 지원하는 스위치. 내부 네트워크 대역폭을 확장하기 위해 도입했다. NAS는 포트 본딩(bond)으로 묶고, PC에도 2.5G 랜카드를 따로 설치해서 대용량 파일을 주고받을 때 1G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했다.

- NAT / 방화벽 (MikroTik hEX S, 정확히는 RB760iGS): 이미 보유하고 있던 장비를 그대로 활용. 새로 살 필요 없이 기존 자원을 재사용했다. SSH 무작위 로그인 공격을 막기 위해 외부에서 SSH로 직접 접근하는 건 아예 차단해두고, NAS의 SMB 접근도 마찬가지로 외부에는 열어두지 않았다. 향후에는 여기에 WireGuard VPN을 올려서, SSH든 SMB든 그 터널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게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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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망 (TP-Link EAP720, PoE+, Wi-Fi 7): 기존에는 iPTIME 공유기를 쓰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VLAN을 직접 구축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모바일·노트북 같은 2nd 디바이스 연결, 방문자가 있을 때 필요한 게스트 와이파이, IoT 장비를 메인 네트워크에서 격리하는 것까지 감안해서 VLAN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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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회선 이중화: 지금은 SK브로드밴드를 가족결합으로 저렴하게 쓰고 있지만, 간혹 끊기는 불안정한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KT 100M 회선을 추가로 붙여 failover 구성을 준비 중이다.

- UPS (APC Back-UPS BX950MI-GR, 950VA/520W): 정전이나 순간적인 전원 이슈로 서버가 갑자기 꺼지는 걸 막기 위해 도입. 아무리 잘 짜인 구성이어도 전원이 나가면 다 소용없으니,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챙겨 넣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번 홈랩 구축의 기조가 명확해진다. 없는 걸 새로 사기보다,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하고 진짜 병목이 되는 부분(대역폭, 무선 표준, 회선 안정성)만 최소한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앞으로의 방향
지금 구조는 NAS와 Mac mini 두 축으로 시작했지만, 서비스가 늘어나면 리소스가 부족해질 게 분명하다. 그때는 미니 PC를 추가로 투입해서 컴퓨팅 자원을 확장할 계획이다. 상용 클라우드처럼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장비를 더하는 식으로 운영하려 한다.
이번 홈랩 구축은 단순히 비용을 아끼는 것을 넘어서, 인프라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보는 경험 자체가 가장 큰 목적이다. 다음 2탄에서는 실제 랙 조립, VLAN 설정, 스위치·방화벽 구성 같은 구축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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